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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리대를 만들게 된 과학자(2024.01.03)
작성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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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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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31


이너시아 대표 김효이

 

이너시아 창업하기 전 과학자였다고.
카이스트에서 의료 AI를 연구하며 박사 과정을 밟았다. CT 영상을 통해 암 여부를 판별하고 AI로 치료 계획을 세우는 연구다.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이 기술을 사용해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이스트 학부 때부터 함께해온 친구들 중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던 이들 4명을 설득했다. 우리에게 밀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보자는 다짐으로 이너시아를 만들었다. 그 시작이 생리대다.
고민했던 창업 아이템 후보들이 많았을 텐데.
밀접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를 떠올리며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100여 가지를 적었다. 그리고 우리가 잘 해결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 하나둘 순위를 매겼다. 그 중 생리대에 유해 물질이 있고 이 문제가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몸소 느끼고 있는 주제부터 스스로 해결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세상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그 말에 무척 동의한다. 우리조차도 “생리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면 노벨상”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많이 했으니까. ‘왜 남이 해결해주기만 기다리고 있지’라는 생각에 미쳤을 때 다 같이 망치로 두드려 맞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그동안 왜 열심히 공부를 했고, 연구에 매진해왔는지에 대한 본질을 깨치게 된 순간이다.
어릴 적 꿈은 뭐였나?
과학자. 내가 뚝딱뚝딱 발명한 것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용하고 그 기술로 세상이 바뀌는 것을 기대해서였다. 실제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것들로 사람들의 삶이 바뀌는 경우가 드물긴 하더라. 정확도가 99.9%까지 도달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연구라면, 정확도가 0에서 80%까지 오는 단계가 창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주변의 여성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었고, 이를 사용한 사람들이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창업을 한 이유이자 지금까지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간 공부했던 것들은 창업에 어떤 도움을 주었나?
의료 AI를 연구하며 어떻게 해야 사람 몸에 가장 안전한 것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이를 검증하는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다. 창업 멤버 4명이 모두 다른 분야를 연구한 덕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 지식을 모으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좋은 물건이 나온다.

연구실을 나온 뒤 ‘밖은 춥다’는 말을 실감했나?
회사를 한다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라는 걸 하루하루 느끼고 있다. 기술을 연구하는 것뿐 아니라 양산하고 안정적으로 제품화하는 단계가 정말 어려웠다. 창업 초기에 소재를 만들 때 실험실에서 쓰는 연구 시설만 사용하다 보니 문제 해결이 안 됐다. 전국의 장비 고수들을 만나며 해결책을 찾아다녔는데 황학동 중고 가전시장에 가서 무슨 중고 기계를 사면 될 거라고 하더라. 해보니까 진짜 됐다. 연구실에 생각이 갇혀있을 때, 이를 양산하고 제품화하는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깨줘야 했는데 처음엔 그 부분이 어려웠다. 해를 거듭할수록 고객들에게 어떤 언어로 다가갈지에 관한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 연구를 할 때는 한 가지 문제만 고민하면 됐는데 사업을 한다는 건 종합예술 같아서 굉장히 다양한 인자들을 최적화시키는 단계라 생각한다. 그 과정이 뜻깊고 재미있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브랜드가 되는 건 아니다. 무엇이 생존의 무기가 됐을까?
제일 안전한 물건을 만들겠다는 고집. 처음 학교 교수님들이나 친구들에게 생리대를 만들겠다고 하니 3초간 정적이 흐르더라. 왜냐하면 과학고 조기졸업을 한 후 18세에 대학 진학을 해 24살에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으니 교수가 되거나 창업을 하더라도 당시 유행이었던 AI 창업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루트라 생각했던 것 같다. 왜 하필 생리대를 만드냐고 하면서 응원한다고 하더라. 좋은 소프트웨어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도 사실이나 우리가 불가피하게 쓰는 하드웨어들을 바꾸어나가는 게 멋진 일이라 믿었다.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 정의하나?
욕심 많은 공대생. 좋은 기술도 만들고 싶지만 이 기술을 가지고 세상의 변화도 만들고 싶은 사람. 우리 스스로 ‘혼종’이라 부르곤 한다.
지향하는 삶의 모양은?
사실 지금은 회사밖에 삶이 없다. 이너시아가 곧 삶이다. 초반에는 가장 많이 잔 날이 4시간 잤을 때다. 요즘은 조금 나아져 밤 12시까지 일을 하다 아침 7시쯤 출근해 하루 종일 일한다. 단기적인 행복보다 장기적인 행복에 집착하는 편이다. 오늘 당장 잠을 못 자고 힘들어도 장기적인 성공과 행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면 그 자체로 뿌듯하고 즐겁다. 오늘은 좀 힘들어도 버티자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펨테크를 지향한다. 여성을 위한 기술이 생리라는 단어에만 갇혀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이 잠을 자고 눈을 뜨고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모든 것이 안전해지는 것이 이너시아의 바람이다. 실제로 몸에 좋지 않은데, 좋기를 바라며 먹고 마시고 바르는 것이 많다. 과학적으로 전혀 일리가 없는 것들을 실제 과학으로 바꿔나가는 것을 목표로 상품을 만들고 있다. 새해에는 먹는 것과 바르는 것으로 제품군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손안나 에디터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8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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